캐릭터를 살리는 말맛나는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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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콘텐츠 속에서 캐릭터(Character)란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가상의 이미지와 사물까지 폭넓게 의미합니다. 캐릭터들은 극중에서 단순하고 간결하게 묘사되며, 때론 과장된 표현으로 개성을 드러내기도 해요.
시각 미디어는 사람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기능이 있기에 우리는 캐릭터의 상황에 쉽게 공감하게 되는데요. 특히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어투와 습관, 억양, 비언어적 표현 등의 언어 표현은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관계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자막 번역을 할 때도 이러한 캐릭터들의 화법과 말맛을 살려서 작업합니다. 번역가들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고심하여 꼼꼼하게 작업하죠. 영상 번역 톺아보기 시리즈의 마지막 챕터에선 캐릭터를 살리는 말맛나는 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캐릭터의 화법과 특징
화법이란 말하는 방법, 말하는 스타일입니다. 영상 콘텐츠 속 캐릭터의 화법은 미리 쓰여진 대본에 의해 정해진 말을 극적인 분위기에 맞춰 자연스럽게 말하는 배우의 화법이 해당됩니다.
사극 캐릭터들의 화법에선 시대적 배경과 역사 등 보다 복잡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있어요. 현재로선 생소한 고어들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서 용어들을 찾아보고 구축하는 리소스가 보다 많이 들어가죠.
한편, 신분제가 있었던 시대극에선 캐릭터 화법도 각 신분에 따라 다른 특징을 띄게 됩니다. 아래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신분 |
특징 |
양반 | 학식을 갖추고 있었음으로 정확한 발음과 어법을 구사하고 성조, 장단음 등 전문적인 말투 교육도 받았을 것이다. 말에 여유가 있고 기품이 있으며 사자성어와 같은 한문을 구사하며 헛기침이나 호령 등으로 체면을 유지하려 했을 것이다. 말의 속도도 가장 느렸을 것이다. |
중인 | 전문분야에서는 양반과 대등한 대화가 가능하며 양반과 상민의 양쪽 말투를 모두 구사할 것이다. |
상민 | 어법이나 고저 장단음 등을 교육받지 않았고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 우리들의 쓰는 말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양반보다 말을 빠르게 하는 경향이 있으며 욕이나 은어를 사용한다. 양반을 대할 때와 천민을 대할 때 차이가 있을 것이다. |
천민 | 집을 제외하고는 항상 존댓말을 썼을 것이다. 굽실굽실하는 말투로 입에서 나오는 대로 체면 생각 할 필요 없이 말을 했을 것이다. 상스러워 보일수도 있다. |
(*) 출처: 논문 <사극 속 화법의 변화 연구, 동덕여자대학교(2008)>, 이미영
시대상과 신분제, 캐릭터의 특징을 살린 사극의 국문 대본들을 일부 발췌해봤는데요. 이번엔 실제 대본 속 사극 캐릭터들의 말맛을 직접 경험해보세요.
MBC 드라마 <이산> 16회 중
정후겸 : 오랜만일세.
홍국영 : (짐짓, 놀란) ...이런, 여기서 뵙습니다. 영감. 그간 강령하셨습니까?
정후겸 : 그래 헌데 자넨 여기 어쩐 일인가?
홍국영 : 뭐, 별일 아닙니다. 제가 형조 오참판댁인 이 집을 사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정후겸 : ....!!....
홍국영 : ......앞으로 자주 뵙게 되었습니다, 영감.
정후겸 : (슬몃, 미소가 번진다) 내 옆집이라....어째서인가?
홍국영 : 자고로 친구를 가까이하되 적은.....더 가까이 하란 말이 있지요.
MBC 드라마 <다모> 1회 중
윤 : ... 아프냐?
채옥 : (고통스런 얼굴로 끄덕이며) ...예...
윤 : ... 나도 아프다...!
채옥 : (윤을 본다.) ...
윤 : (상처에 약초가루를 뿌려주며) 너는 내 수하이기 전에... 누이 동생이나 다름없다. (흰 광목을 팔에 감아주고 일어서서는) 날... 아프게 하지 마라...
채옥 : (눈물이 핑 돈다.) 나으리... 소녀는.... 나으리의 몸종으로 살아왔지...누이 동생이 될 수 없습니다.소녀... 나리의 앞길에 목을 바칠 수는 있어도 걸림돌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으리를 모신지 십오년입니다. 지나오신 고통의 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저 때문에 나리의 꿈이 물거품이 되는 건 볼 수 없습니다.
윤 : ... 너를 희생시키면서까지 내 꿈을 이루고 싶은 맘은 없다... (간다.)
채옥 : (울컥 목이 맨다.)
윤 : (몇 걸음 가더니 멈춰선다. 뒤돌아 보지않고) 좀전에... 천하다...해서... 미안하다.
채옥 : (자기도 모르게) 도련님...
캐릭터 말맛 살리는 번역 작업
영상 자막을 번역할 때, 캐릭터의 말맛을 살리기 위해선 어떤 작업들이 이뤄져야 할까요? 실제로 레터웍스 팀에서 하고 있는 업무들을 소개합니다.
- TM 번역 메모리 활용: 실제 대사와 번역 사례들을 케이스별로 학습하여 캐릭터의 화법과 유사도가 높은 문장을 추천합니다.
- TB 용어집 구축: 캐릭터의 이름과 고유명사, 특수용어, 반복되는 용어들을 통일하여 영상 자막의 품질과 완성도를 높여줍니다.
- 교정&검수 프로세스: 교정과 품질 검수 단계에서 시대와 문화상에 맞는 영상 콘텐츠의 자막 번역 레퍼런스를 파악하여 꼼꼼하게 반영합니다.
- 실시간 번역 피드백: 작업자와 검수자, 원어민 등 다양한 언어 전문가가 하나의 툴 안에서 더 좋은 번역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합니다.
뉘앙스와 어투, 말맛이 모두 살아있는 영상자막 번역이 궁금하다면 언제든지 레터웍스에 문을 두드려 주세요.
Reference
- 의인화를 통해 나타난 시각언어 연구 :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중심으로 = Study on the personification-oriented visual language of characters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2009, 송현승)
- 사회변천에 따른 배우의 화법 변화에 관한 연구: 고은정, 장미희, 이미숙, 전도연을 중심 으로” (석사학위논문, 서강대 언론대학원, 2006, 오길경)
- 사극 속 화법의 변화 연구, 동덕여자대학교(2008,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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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l 김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