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의 여섯번째 순서로 인공지능의 기반을 다진 선구자 중 한 사람인 마빈 민스키에 관해 살펴봅니다. 혹시 아직 시리즈의 지난 컨텐츠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먼저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기계다.”
초기 인공지능의 기반을 다진 주요 선구자 중 한 사람인 마빈 민스키(Marvin LeeMinsky, 1927 ~ 2016)가 한 말입니다. 실제로도 인간처럼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평생에 걸친 연구활동을 통해 중요한 업적들을 남긴 그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민스키는 1927년 뉴욕에서 태어나 브롱크스 과학고를 나왔습니다. 후일 퍼셉트론으로 그와 대립하게 된 (본 시리즈의 네 번째 주인공) 프랭클린 로젠블랫*이 그의 1년 후배였죠. 이후 하버드와 프린스턴에서 수학으로 학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MIT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왕성한 연구활동을 이어 나갑니다.
그는 인공지능의 선구자이자 수학, 인지과학, 컴퓨터과학, 로봇공학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연구를 한 동시에 뛰어난 제자들을 길러낸 교육자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글에서는 인공지능과 관련한 업적들을 위주로 알아보겠지만. 심지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작곡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 다재다능한 인물이었습니다.**
최초의 신경회로망 컴퓨터 SNARC
1951년 프린스턴대 박사과정 연구원으로 함께 있었던 딘 에드몬즈와 최초로 신경회로망 컴퓨터(SNARC, StochasticNeural Analog Reinforcement Calculator)를 개발하는 데 성공합니다. 오래 전 진공관 시대부터 인공지능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죠. 다만 오늘날의 컴퓨터와는 많이 다른 형태인데, 약 3,000여 개의 진공관과 약 40개의 헵(Hebb) 시냅스들이 무작위로 연결된 네트워크 시스템이었습니다.***
SNARC는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신경망 기계였습니다. 즉 생각하는 기계에 대한 그의 고민을 발전시킨 결과물이었죠. 당시 민스키의 스승은 이 기계에 대해 회의적이었으나, 폰 노이만은 매우 진보적이며 언젠가는 매우 유용할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기계는 분명 인공지능 분야의 선구적인 시도 중 하나였습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민스키는 후일 신경망의 문제점을 강력하게 비판하였고, 그로 인해 인공지능의 겨울이라 불린 혹독한 시기가 오게 된 원인이 되고 맙니다.)
인공지능의 탄생을 알린 다트머스 회의
민스키와 (본 시리즈의 세 번째 주인공) 존 매카시****는 뜻이 잘 맞는 동료였습니다. 이 둘을 중심으로 나다니엘 로체스터, 클로드 셰넌 등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다트머스 회의를 추진했습니다. 1956년 여름, 약 두 달에 걸쳐 진행된 모임에는 당시 아직 젊었던 인공지능의 선구자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모임의 목적은 지능이 있다고 간주되는 기계의 제작을 논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그 의미와 중요성에 비해 당시 실질적인 성과는 별로 없었다고 전해지죠. 하지만 이 모임을 통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처음으로 역사에 그 이름을 알리게 됐습니다.
1956년 여름 다트머스에서 이렇게 인공지능이 탄생한 것입니다.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민스키와 매카시는 MIT에서 지금의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실(CSAIL)로 발전한 연구실을 설립하며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초기에는 촉각을 느끼거나 물건을 들어올리는 로봇 팔,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시각 스캐너 등을 개발했죠. 즉 기계가 어떻게 인간의 감각과 인지 능력, 지능을 가질 수 있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오늘날 가상현실 및 게임 등에 사용되고 있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edDisplay, HMD)’도 이때 만들어졌습니다. 양쪽 눈에 근접한 위치에 액정 등의 소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시차를 이용한 입체 영상을 투영해 줬죠. 이용자의 머리를 향하고 있는 방향을 자이로 센서 등으로 검출, 움직임에 대응한 영상을 강조함으로써 3차원 공간에 있는 것 같은 체험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퍼셉트론의 한계, XOR 문제
1957년 프랭크 로젠블랫에 의해 오늘날 인공신경망과 딥러닝의 초기 모델인 퍼셉트론이 고안됩니다. 처음으로 인간 두뇌의 신경망이 작동하는 원리를 기계장치로 구현해낸 것이죠. 게다가 당시 이미지를 인식하는 시연이 성공하며 큰 사회적 관심과 연구 지원이 신경망 연구로 집중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주목받던 퍼셉트론은 민스키에 의해 그 한계가 드러나게 됩니다. 신경망 연구를 선택한 로젠블랫과 달리 민스키는 전문가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었거든요. 이는 두 명의 천재적 맞수의 대결이기도 했지만, 인공지능의 두 가지 큰 흐름인 신경망 기반의 연결주의와 규칙 기반의 기호주의의 대립이기도 했습니다.
마빈 민스키는 동료 시모어 페퍼트와 함께 퍼셉트론의 한계를 증명한 <퍼셉트론즈>를 출간합니다. 퍼셉트론은 XOR 연산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죠. 다만 이후 다층 퍼셉트론과 알고리즘의 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 밝혀지게 됩니다.*****
역사에 만일은 없다지만, 이 둘이 서로 협력했었다면 더 빠른 인공지능의 발전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적 활동의 프레임워크
1974년 그의 중요한 업적 중 하나인 ‘지적 활동의 프레임워크(A Framework for Representing Knowledge)’를 발표합니다. 심리학적 방법을 인공지능 연구에 접목한 이론이었죠. 이는 인간의 지식을 프레임이라는 데이터 구조로 표현하고 언어 이해, 패턴 인식, 문제 해결 등과 같은 지적 활동을 외부로부터 입력된 데이터와 내부 프레임의 상호작용으로 본 혁신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마음의 사회
1985년 그의 대표 저서인 마음의 사회(The Society of Mind)를 발표합니다. 이 책은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이었죠. 인공지능은 물론 인지과학, 심리학, 철학 등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아우르는 그의 탁월한 통찰력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민스키는 “지능은 단일한 메커니즘의 산물이 아니라, 다양한 능력을 가진 ‘작용요소’들의 관리된 상호작용으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우리의 뇌는 불완전한 부품들의 결합체로 이들이 모여 하나의 사회처럼 복합적 기능을 한다는 것이죠. 이 이론은 우리에게 뇌의 작동 방식과 인간의 학습 방법에 대한 인사이트와 영감을 제공해줬습니다.
"어떤 마술이 우리를 지적으로 만드는가? 요령은 속임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성의 힘은 어떤 하나의 완벽한 원칙에서가 아니라 우리의 방대한 다양성에서 기인한다.” (마빈 민스키, 마음의 사회 p.308) *******
마무리하며
민스키는 ‘사람은 생각하는 기계’라는 신념을 갖고 인공지능을 발전시켰습니다. 우리의 뇌는 수 많은 신경세포들이 연결된 형태인데, 각각의 세포가 지능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거죠. 결국 이를 어떻게 연결하는가에 따라 사람처럼 생각하는 기계, 즉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의 평생에 걸친 도전과 업적은 인공지능의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습니다. 단순히 계산하는 기계에 머물 수 있었던 컴퓨터를 인공지능으로 진화할 수 있게 만든 결정적 인물이었죠. 이미 지난 2016년 그는 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꿈 꾼 인간처럼 생각하는 기계가 활약하는 시대는 점점 현실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마빈 민스키는 기계가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인공지능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LETR WORKS는 이러한 철학을 이어받아 텍스트 이해와 언어 분석에서 강력한 AI 기능을 제공합니다. 민스키가 제시한 지능의 사회적 개념은 개별적 지식 요소들이 상호작용해 지능을 형성하는 원리인데, LETR WORKS의 언어 처리 시스템도 다양한 AI 알고리즘과 분석 기술을 결합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요약하는 방식에서 유사한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LETR WORKS는 텍스트 기반의 지식과 언어 능력을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도적인 도구로, 인공지능의 실용적 가치를 탐구하는 사용자에게 탁월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References
[1] http://wiki.hash.kr/index.php/마빈_민스키
[2] https://ko.wikipedia.org/wiki/SNARC
[3] http://wiki.hash.kr/index.php/마빈_민스키
[4] [AI 인물 열전] 마빈 민스키(Marvin LeeMinsky) https://www.newsmc.net/news/articleView.html?idxno=683
[5] ‘인공지능의 선구자’ 마빈 민스키, 그는 누구인가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10001
[6] http://www.aistudy.co.kr/pioneer/Minsky.M.htm
[7] 로봇아, 너의 창조주 부고를 써줄래? http://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41163.html
[8] [발자취] '인공지능의 아버지' 마빈 민스키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27/2016012700791.html
[9] 마빈민스키와 인공의 세계 https://m.blog.naver.com/cadline/18075645
[10] [신간] 마음의 사회(The Society ofMind)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058
[11] Consciousness is a Big Suitcase, A Talkwith Marvin Minsky https://www.edge.org/3rd_culture/minsky/index.html
[12] (인터뷰 동영상) Interview WithMarvin Minsky, 1990 https://youtu.be/DrmnH0xkzQ8
[13] (MIT강의 동영상) Introduction to 'The Society of Mind' https://youtu.be/-pb3z2w9gD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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