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의 다섯번째 순서로 초기 인공지능을 함께 개척한 허버트 사이먼과 앨런 뉴얼에 관해 살펴봅니다. 혹시 아직 시리즈의 지난 컨텐츠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먼저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허버트 사이먼(Herbert Alexander Simon, 1916.6.15.~2001.2.9.)과 앨런 뉴얼(Allen Newell, 1927.3.19.~1992.7.19.)은 초기 인공지능의 개척자들입니다. 공동작업을 통해 초기 인공지능의 주요 프로그램들을 함께 개발했죠. 사제지간인 동시에 중요한 업적들을 함께 완성한 운명의 파트너였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
허버트 사이먼과 앨런 뉴얼,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
허버트 사이먼은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입니다. 하지만 경제학 외에도 정치학, 경영학, 조직학, 인지과학, 컴퓨터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했죠. 그것도 이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르네상스적 인물이었습니다.
사이먼은 인간 인지능력의 한계를 간과하고 합리성만 중시한 당시 주류 경제학을 비판했습니다.대신 인간 지성의 한계를 지적한 ‘제한적 합리성’*의 개념을 제시했죠. 이는 우리 뇌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인사이트로 후일 뉴얼과 함께 초기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토대가 됩니다. 또한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한 혁신적인 견해로 이후 행동경제학으로도 발전했습니다.
한편 앨런 뉴얼은 스탠퍼드와 프린스턴에서 수학을 전공했습니다. 무한한 수의 체계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수학의 세계에 빠져들었죠. 다만 나중에는 사이먼과 마찬가지로 관심과 목표의 전환이 이루어지며 컴퓨터과학과 인지심리학을 연구하게 됩니다.
수학을 연구하던 뉴얼은 게임이론**을 만난 후 자신이 순수 수학보다 실험과 이론이 만나는 영역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후 산타모니카의 랜드 연구소에서 공군의 로지스틱 문제를 연구하던 중 이번에는 컴퓨터과학에 빠져들게 되었죠. 그리고 이곳에 관여하던 허버트 사이먼과 인연이 되어 후일 그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게 됩니다.***
이렇게 사이먼과 뉴얼은 이후 많은 일들을 함께 하게 될 운명의 파트너를 만났습니다.
논리 이론가(Logic Theorist, LT)와 일반 문제 해결사(General ProblemSolver)
사이먼은 버트란드 러셀의 ‘수학 원리(Principia Mathematica)’를 보고 여기 나오는 정리를 증명할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합니다. 최초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논리 이론가’를 만드는 이 연구에는 물론 앨런 뉴얼이 함께 했죠. 그 결과 ‘수학 원리’에 나오는 정리(Theorem)들을 증명해내며 기계가 논리적 추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논리 이론가는 이후 인공지능 연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핵심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한때 인공지능 연구의 주류를 이룬 전문가 시스템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죠. 흔히 ‘IF-THEN-ELSE’ 형태로 표현되는 규칙을 제공해 기계가 논리적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든 알고리즘을 창안한 것입니다.******
이어서 둘은 ‘일반 문제 해결사’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됩니다. 인간의 문제해결 방식을 모방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한 범용 프로그램이었죠. 인간처럼 사고하는 접근 방식을 가진 최초의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지만, 현실의 복잡한 문제들을 모두 풀어낼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일일이 입력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경우의 수와 인간의 경험에서 온 상식까지 모두 프로그래밍할 수는 없었거든요.*******
마무리하며
이 외에도 두 사람 모두 평생 연구를 거듭하며 중요한 업적들을 남겼습니다. 다만 사이먼이 문과 베이스에 이과적 지식을, 반면 뉴얼은 자연과학에 문과적 지식을 접목했다는 점이 다르겠네요. 그런 점에서도 두 사람은 초기 인공지능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환상의 콤비였습니다.
또한 두 사람 모두 우리 뇌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사고가 일어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즉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이를 구현한 인공지능을 만들려 했죠. 실제로도 앨런 뉴얼은 그의 경력을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
1975년 둘은 인공지능과 인지심리학의 기초를 쌓은 공헌을 인정받아 튜링상을 수상합니다. 거의 평생에 걸친 두 학자의 공동연구가 만들어 낸 업적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었죠. 이렇게 두 사람이 후학들에게 남긴 위대한 유산은 이후 인공지능의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습니다.
References
[1] https://ko.wikipedia.org/wiki/허버트_사이먼
[2] https://ko.wikipedia.org/wiki/앨런_뉴얼
[3] 인지인공지능의 개척자 앨런 뉴웰 https://news.skhynix.co.kr/post/cognitive-artificial-intelligence
[4] 재주꾼 허버트 사이먼 https://blog.aladin.co.kr/common/popup/printpopup/print_paper.aspx?paperid=2340603
[5] Allen Newell : Desires and Diversions : 1991 : Carnegie Mellon University (동영상) https://youtu.be/_sD42h9d1pk
[6] Allen Newell on Questions of AI (동영상) https://youtu.be/mK2jaKXt_hg
[7] Herbert A. Simon - Unedited Interview about History of AI at CMU from1955-1985(동영상) https://youtu.be/r-naBUbh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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