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의 일곱번째 순서로 인공지능과 함께 할 미래를 기대하는 레이 커즈와일에 관해 알아봅니다. 혹시 아직 시리즈의 지난 컨텐츠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먼저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발명가를 꿈 꾼 소년
레이 커즈와일(1948.2.12 ~ )은 뉴욕의 퀸즈에서 태어났습니다.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 온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 이주민 가정에서 자라났죠. 아버지는 음악가였고, 어머니는 미술가였는데 이는 후일 그가 음악 관련 일을 하는데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발명가를 꿈꾸었습니다. 어린시절 읽은 청소년 공상과학 소설 ‘모험가 톰 스위프트 주니어(Tom Swift Jr)’와 할머니가 그에게 보여준 타이프라이터가 많은 영향을 주었죠. 커즈와일은“아무것도 없는백지에 뭔가를 심는 마법과도 같은 기계를 보고 큰 영향을 받았다”고 회상합니다.*
그리고 17살 때 첫 발명품을 만듭니다. 클래식 음악의 멜로디를 분석해 똑같은 스타일로 재생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었죠. 이것으로 전국대회에서 상도 받고, 유명해져 TV쇼에도 출현하게 됩니다.**
이후 MIT에 진학하였고, 거의 1년 반 만에 MIT의 모든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정을 마쳤다고 합니다. 이미 10대 때부터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던 그로서는 그야말로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마찬가지였죠. 그에 더해 고등학생때부터 인연이 있던 인공지능의 권위자 (본 시리즈의 여섯번째 주인공) 마빈 민스키 교수의 지도까지 받게 됩니다.
토머스 에디슨의 부활
1974년 커즈와일은 회사를 창업해 최초의 리딩머신을 개발합니다. 그는 글자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이 기계가 특히 시각 장애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죠. 실제로 시각 장애가 있는 뮤지션 스티비 원더가 이 기계의 첫번째 주인이 됐고, 이를 계기로 이후 두 사람은 오랜 세월 우정을 이어가게 됩니다.
1982년 커즈와일 뮤직 시스템즈를 설립해 다양한 악기들을 개발합니다. 여기에서 세계 최초의 디지털 신시사이저가 만들어졌죠. 이후 이 회사는 우리나라의 영창뮤직에 인수되었고, 커즈와일은 이 회사의 기술고문이기도합니다.
이외에도 커즈와일은옴니폰트 OCR*** 시스템, CCD**** 평판 스캐너(flat bed scanner), Text-to-speech 신시사이저, 그랜드 피아노와 다른 오케스트라 도구들을 재생할 수 있는 Music 신시사이저, 상업용으로 판매된 대용량 음성 인식 시스템(Large-vocabulary speech recognition) 등을 모두 최초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이런 기술들을 이용한 9개의 회사를 설립한 사업가이기도 했죠.***** 덕분에 수 많은 발명 분야의 큰 상들을 수상하며 어린 시절 발명가의 꿈을 실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기계와 인간의 결합을 기다리며
커즈와일은 과학자이자 미래학자로서 연구와 저술활동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10대부터 가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큰 원동력이 됐죠. 1990년 저서 <지적 기계시대>를 통해 모바일 기기의 출현과 인터넷 유비쿼터스를 예측했고, 2005년 출간한 대표작 <특이점이온다>에서는 인공지능과 함께할 인간의 미래에 대해 전망했습니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도 그의 책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 커즈와일은 구글에 합류하게 되었죠. 래리 페이지에게 자신이 만들 인공지능 회사에 투자 의향을 물었다가 구글에서 머신러닝과 자연어이해 기술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링 이사로 함께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그는 인공지능과 함께 할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스티븐 호킹, 일론 머스크 등 인공지능의 위협에 우려를 표한 다른 전문가들과 달리 인간 능력을 향상시켜 줄 도구라고 생각하죠. 인간의 두뇌가 컴퓨터에 연결되면 우리는 오히려 더 인간적이고, 더 독특하게 진화하면서 신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더 재미있고 섹시한 사람들이 될 것이다. 사랑하는 감정을 더 잘 표현하게 될 것이다.”*****
다가오는 특이점을 대비하며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오는 2045년까지 살기위해 엄청나게 노력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때까지 생존하기만 하면 특이점으로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다 믿기 때문이죠. 실제로도 이를 위해 운동, 건강식, 약물요법 등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만약을 대비해 냉동인간 신청도 해놓는 등 괴짜스런 면모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커즈와일이 낙관론만 펼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기계를 통제하는데 실패하게 될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죠. 그런 경우를 대비해 특이점 전후에 발전의 방향을 잡아줄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NASA, 구글, IBM 등의 지원을 받아 특이점 대학(Singularity University)을 설립했습니다.******
그는 AI의 위험성은 인정하는 한편, 그동안 기술의 진보가 인류의 삶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들에 주목합니다. 예를들어 산업혁명으로 방직공들이 직업을 잃었지만 결국 인간의 삶은 나아졌고, 대신 더 많은 다른 직업들이 생겨났다는 거죠. 머지않아 많은 일이 자동화 될 것이지만 대신 삶은 더 나아질 것이고, 더 만족스러운 새로운 직업들이 생길 것이라 전망합니다.
마무리하며
지지자들은 그를 ‘궁극의 생각 기계’, ‘토마스 에디슨의 진정한 상속자’라고 칭송합니다. 빌게이츠는 그를 “가장 뛰어난 인공지능 미래 예측가”라고 평했죠. 반면 비판자들은 그를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장사꾼’, ‘영생에 사로잡힌 자아도취적 괴짜’ 등으로 조롱하기도 합니다. *******
글쎄요. 아직 오지않은 미래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커즈와일이 영생을 위해 노력하면서까지 직접 확인하고 싶은 특이점 이후의 미래가 궁금하고, 기대된다는것 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References
[1] 공식 웹사이트 https://www.kurzweilai.net
[2] https://ko.wikipedia.org/wiki/레이_커즈와일
[3] https://namu.wiki/w/레이%20커즈와일
[4] http://www.aistudy.co.kr/pioneer/Kurzweil.R.htm
[5] 마음의 탄생: 인간의 뇌와 인공지능의 비밀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7728886&memberNo=34537073
[6] 레이 커즈와일: 2030년대에는 뇌 속의 나노봇이 우리를 ‘신과 비슷한 존재'로 만들 것이다 https://www.huffingtonpost.kr/2015/10/24/story_n_8365986.html
[7] ‘현대판 진시황’ 미래학자의 ‘영생 알약’ https://www.hani.co.kr/arti/society/health/687808.html
[8] [TED 강연] 레이 커즈와일: 다가오는 특이성에 대비하는 미래의 과학 https://www.ted.com/talks/ray_kurzweil_a_university_for_the_coming_singularity?utm_campaign=tedspread&utm_medium=referral&utm_source=tedcomshare
[9] [TED 강연] 혼성적 사고에 대비하세요 https://www.ted.com/talks/ray_kurzweil_get_ready_for_hybrid_thinking?utm_campaign=tedspread&utm_medium=referral&utm_source=tedcomshare
[10] [동영상] Kurzweil Interviews Minsky: Is Singularity Near? https://youtu.be/RZ3ahBm3dCk
[11] [동영상] How to Create a Mind | Ray Kurzweil | Talks at Google https://youtu.be/zihTWh5i2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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