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딕셔너리 활용 시 유의점
번역에 어반 딕셔너리를 참고할 때는, 이전 포스트에서 언급한 부작용 및 단점에 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슬기로운 사용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유용한 동시에 위험(?)하기도 한 이 사전을 이용할 때는 매의 눈으로 적절하게 취사선택해서 참고하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혹시나 공식적인 문서의 번역에 실수로라도 어반 딕셔너리에서 본 비속어나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만해도 아찔한 상황이 그려집니다.
한편 어반 딕셔너리에는 이런 실수를 방지할 수 있는 좋은 장치도 있는데, 'Top Definition' 이란 제도가 있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용어의 정의가 제일 위에 표시되게 됩니다. 또한 보통 하나의 용어, 표현에도 여러 사람들이 올린 정의가 함께 등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해서 참고할 수도 있습니다.
어반 딕셔너리와 잘 맞는 번역 분야
넷플릭스, 유튜브 등 새로운 영상 매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다양한 대중 문화 콘텐츠에 대한 번역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류의 콘텐츠들은 대부분 그 특성상 정제되지 않은 다양한 속어와 구어의 향연이 펼쳐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평소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들이나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떠올려 보면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더구나 한국어에서 은어, 속어는 욕설이나 줄임말 정도 뿐이지만, 영어에는 그에 해당하는 표현이 상당히 방대한 편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현지 생활을 오래 했던 사람도 몇 년만 떠나 있으면 이해하기 힘든 새로운 표현들이 정말 많아진다고 합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했던 신조어 테스트를 떠올려보면, 십대들이 사용하는 어휘를 본 어른들이 아예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아무리 숙련된 번역사 일지라도 최근 현지에서 유행하는 비공식적인 용어나 구어가 많이 등장하는 자료를 번역하게 되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게 겁니다. 결국 해당 번역 작업을 위해 수 차례 검색하고, 주위에 물어보고, 반복해서 확인하느라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럴 때 많은 도움이 되는게 바로 어반 딕셔너리 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유의점들을 잘 알고 활용 하기만 하면, 정말 필요할 때 원문의 뉘앙스를 살리면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고품질의 현지화 번역을 할 수 있습니다.
어반 딕셔너리는 해당 정의를 올린 사용자의 아이디는 물론 태그를 통해 관련 문서 및 출처를 확인할 수 있고,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가 함께 있는 경우도 많아 보다 정확한 이해가 가능합니다. 또한 어떤 어휘나 표현의 의미를 알더라도 적절한 사용 상황까지는 알기 힘든 경우도 많은데, 정의와 함께 용례를 올려주기도 해서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일반적으로 새로운 은어, 속어가 일반적인 사전에 들어가려면 몇 년이 걸리거나 또는 검토 과정에서 유행이 지나가버려 영영 실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반면 어반 딕셔너리는 그 특성상 새로운 용어나 표현이 반영되는데 체 하루가 안 걸립니다. 또한 월간 페이지 뷰 1억 1천만을 기록하는 미국에서 77번째로 큰 웹사이트이기도 하며, 매달 약 230 만 개의 정의와 약 3만 개의 새로운 제안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 출처: The New York Times, "For the Word on the Street, Courts Call Up an Online Witness"
물론 어반 딕셔너리를 공신력을 널리 인정받는 유수의 사전들과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어, 특히 대중이 사용하는 말은 마치 생물과 같이 환경에 따라 살아 움직인다는 특성을 가장 실시간에 가깝게 반영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전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스스로 잘 판단해서 참고할 수 있는 능력은 필요하겠지만, 원문의 특성에 따라 번역 작업에 적절히 활용 하기만 하면 의외의 큰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사전 중 하나 입니다.
이 글은 지난주 '트렌드를 읽는 힙한 사전, 어반 딕셔너리 (1)'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해당 콘텐츠는 지콘스튜디오에서 레터웍스로 이관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