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 툴*의 필수 기능인 TM/TB를 실제 번역가들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요? 영어 통번역사로 기관, 기업부터 프리랜서까지 다양하게 근무하며 여러 CAT 툴을 경험한 정성은 매니저님을 만나봤습니다.
영어 공부 꿀 팁부터 TM/TB를 활용한 번역 작업 방법, 해외 CAT 툴과 다른 레터 웍스의 차이점까지 현업의 관점에서 바라본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CAT 툴: Computer Assisted Translation Tool, 번역가들을 돕고 번역 작업 수준을 높여주는 자동화 툴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트위그팜 데이터 구축본부에서 영어 QM으로 일하고 있는 정성은 매니저입니다. 현재는 신규 TM과 말뭉치 구축 관련 NIA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주요 담당 업무는 현지화 프로젝트의 번역, MTPE 검수, 번역 및 검수 가이드라인 작성입니다.
** NIA 프로젝트: 한국진흥정보사회진흥원에서 주관하는 데이터 구축 관련 프로젝트로, 말뭉치, TM, 데이터 고도화 등 다양한 과제 번호로 구성되어 있음.
영어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어린 시절 누나, 외가 식구들과 캐나다를 다녀왔어요. 2년 정도 영어를 배운 뒤 한국으로 돌아왔고 입시 때에도 영어를 꾸준히 공부했습니다. 영어 쪽으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군대에서 통·번역을 하게 됐고, 졸업 후 모교의 국제협력부에서 총장 수행 통역과 국제교류를 맡으면서 국제교육 분야의 일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5년 정도 국립대와 캐나다 공립 컬리지에서 국제교육 관련 업무를 했고, 약 2년 동안 통·번역 프리랜서로 일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영어 공부를 할 때의 팁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일단 기본적으로 단어랑 관용어구, 문장을 많이 외워야 합니다. 좋은 문장 구조를 많이 봐야 영어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잘 쓴 영어 에세이나 신문 사설을 필사하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입으로 읽었을 때 1분 정도 되는 길이의 문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우는 공부법이 효과가 좋았어요. 영어 대본이나 회화문도 1분이면 생각보다 긴 분량인데, 외운 후에 일부러 소리 내면서 말해보는 거예요.
통역 연습했던 걸 녹음해서 다시 듣기도 했는데, 처음 들어보면 엉망진창이고 힘들지만 그걸 극복했을 때 굉장히 큰 도움이 됐습니다. 녹음과 다시 듣기를 반복하면서 ‘내가 여기서 이런 실수를 하는구나’ ‘말을 할 때 이런 버릇이 있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어서 회화에도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현지화나 번역 작업을 할 때 어떤 어려운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매번 힘들고 할 때마다 어렵죠.(웃음) 일단 적절한 표현을 찾는 게 가장 어렵고요. 클라이언트가 어느 수준의 번역을 원하는지, 현지화 수준은 어디까지 원하는지, 어떤 톤 앤 매너를 맞춰야 하는지 항상 고민해야 해요. 전공 지식이 많이 필요한 분야거나 원문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경우, 검색 결과가 안 나오는 경우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영 번역에서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데요. 문장 구조의 차이도 있지만 한국어는 수식어가 문장 앞부분의 50% 이상을 넘어가기도 하고 끝까지 들어봐야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현업 번역가들은 TM/TB를 작업할 때 어떻게 활용하나요?
이전에 프리랜서로 개인 작업할 땐 CAT 툴의 TM/TB를 최대한 활용했고, 기관에서 번역을 할 땐 소속 기관에서 CAT 툴을 사용하지 않고 번역을 할 때가 더 많아 참고 자료와 검색, 그리고 휴먼 메모리에 의존해 작업했습니다. CAT 툴을 사용할 때와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모두 겪어보니 TM/TB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TM의 경우 과거에 비슷하게 번역한 문장들이 있을 때 주어진 세그먼트를 클릭하면 이전 문장과의 일치율을 옆에 표시해서 뜨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과가 있다’라는 문장이면 파인애플이 있다, 바나나가 있다와 같이 주어를 빼고 ‘~가 있다’라는 형태의 유사 문장들이 쭉 나오는 거죠. 번역가들은 나열된 문장들을 보고 이런 식으로 보여주면 되겠다고 판단을 내립니다.
TB는 의학 드라마 영상을 번역했을 때의 사례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자주 등장하는 의학 용어들을 해외 메디컬 포럼, 칼럼에서 실제로 사용하는지 확인해 정리했고 그 외 주인공 이름이나 대명사를 통일해 작업자분들께 엑셀로 공유하며 작업했습니다. 이처럼 TM/TB를 활용하면 대량 번역에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고 번역 작업시간이 대폭 줄어듭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속도도 훨씬 빠르고 번역문의 품질도 올라가죠.
레터 웍스가 다른 CAT 툴과 비교했을 때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공동 작업을 할 때 유용하고 영상 프로젝트도 전사와 번역, MTPE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차별점인 것 같아요. 영상 작업이 가능한 온라인 CAT 툴은 얼마 없는 것 같은데, 대부분 해외 유료 소프트웨어들이거든요. 또 번역할 때 여러 MT 문장들을 보면서 수식 위치와 주술 관계를 파악하는데 레터 웍스에선 기계 번역문이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오니까 여러 번 검색하지 않아도 되고 작업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매번 회의 때마다 기능 개선이랑 요청사항을 전달해 드리는데 잘 반영해 주셔서 감사해요. 번역 품질이 많이 올라와 있는데, 검수 기능을 강화하면 작업의 효율성이 더 올라갈 것 같습니다. 또 기회가 된다면 프로그래밍이나 번역기 만드는 작업도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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