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수화 언어를 쓸 일이 많이 없는 사람에게 이 부분은 생소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오늘 레터의 주제는 수화언어, 수어로 잡아보았는데요. 국내에서는 한국어에 이어 수어도 두 번째 공용어로 정식 인정을 받은 만큼 이에 대해 알려 드리는 작업도 유의미한 작업일 것이라 생각이 되더라고요. 저는 가끔 드라마를 통해, 뉴스를 보다가 수화언어를 접하곤 해요. 이 레터를 통해 수어와 한 층 더 가까워지시길 바라며 오늘의 레터도 시작해볼게요.
수어, 어느 나라에서든 동일할까요
정답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수어 하나만 알고 있다고 해서 국내외 모든 지역에서 통용해서 쓸 수 있는 건 아닌데요. 그 이유는 수어 역시 음성언어와 마찬가지로 지역에 따라, 그리고 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각 나라의 농인들이 통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국제수어'가 마련되어 있죠. 이런 걸 보면 수어도 언어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죠. 결국 수어도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언어 가운데 하나이니까요. 우리가 말로 하는 언어가 가지는 특징을 같이 갖고 있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수어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말을 할 때 말의 억양이나 어조, 뉘앙스로 감정을 담아내곤 하죠. 말을 하는 데 있어서는 소리의 높낮이, 얼마나 큰 소리로 말하는지, 혹은 작은 소리로 말하는지처럼 ‘소리'가 차지하는 부분이 커요. 그렇다면 수어는 어떤 식으로 뉘앙스를 전달할까요? 그건 바로 표정과 같은 비언어적 표현입니다.
물론 우리가 말을 할 때도 표정과 같은 비언어적 표현이 중요하지만, ‘소리'라는 표현 요소가 배제되어 있는 수어에서 비언어적 표현에 대한 중요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실제로 이런 비언어적 표현은 농인들이 소통을 하는 데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해요. 수어 통역사들이 표정을 살려서 수어를 나타내는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는 것이죠.
그리고 수어는 음성언어가 ‘소리'를 기반으로 단어를 나타내는 것과 달리 ‘손'으로 나타내는 기호를 사용해요. 그리고 수어도 다른 음성언어들과 마찬가지로 문법과 어휘가 존재하죠, 수화 언어의 구성 요소, 즉 수화소라는 표현으로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요. 수화소는 크게 수위, 수형, 수동, 수향, 체동, 비수지신호로 나뉜다고 하는데요. 뒤의 내용에서 이어서 설명을 드려볼게요.
수화소에 대한 설명
- 수위 : 수어의 어휘를 구성하는 부분에 있어 손이 작용하는 위치를 말해요.
- 수형 : 어떤 형상이나 상징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형상을 구성해 보이는 것, 상징적인 구성을 보여주는 것이 있어요.
- 수동 : 손의 움직임을 말해요.
- 수향 : 수화자의 손바닥의 방향, 그리고 펼쳐진 손가락 끝의 방향을 의미해요.
- 체동 : 수위, 수형, 수동, 수향의 조합만으로 단어가 의미하는 바를 전할 수 없을 때 손이나 손가락 외의 신체부위의 동작까지 취하는 것을 말해요.
- 비수지신호 : 손동작 이외의 비수지신호인 얼굴 표정, 고개와 머리의 움직임, 입술의 움직임, 눈썹과 눈의 움직임, 어깨와 몸의 움직임 등이 수화와 함께 때로는 단독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을 의미해요. 음성 언어에서의 억양, 강세, 리듬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해요.
그 수어와 조금은 친숙해지셨길 바라며 저는 다음 노트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ditor l 이인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