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지금은 번역을 하는 데에 있어서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대중화가 된 상황인데요. 그러다 보니 그 두 가지 없이 번역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상을 하기가 어려워요. 오늘의 레터 주제인 번역사전, TD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컴퓨터와 소프트웨어가 없는 상태에서의 번역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운을 띄워보려고 해요.
이 둘을 이용하기 전까지의 번역 작업은 수공예품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 지점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수공예품은 같은 재료로 똑같이 만든다고 해도 완벽하게 똑같은 결과물을 만들기가 상당히 어렵죠.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없이 하는 번역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어요. 한 번 번역해봤다고 다음에도 똑같이 재현해낼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같은 작업자가 해도 시간 차를 두고 하면 통일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작업자가 바뀐다면 더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아요. 하지만 이제는 데이터베이스 기술의 발달로 번역 사전, TD를 만들어 이를 이용하면 이전에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오늘은 그 TD에 대해 적어보려고 해요.
번역사전(Translation Dictionary, TD)이란 무엇일까요?
번역사전은 이전에 번역한 문서를 기반으로 제작하는 맞춤형 데이터 베이스라고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작 방법은 기존 번역 문서를 분석해서 중복되는 주요 용어들을 추출하고, 원문과 번역문의 표현을 쌍을 맞추죠. 그렇게 쌍을 다 맞춰서 정렬시켜주면 번역사전 제작이 끝나게 되는데요. 이렇게만 적으면 다소 간단한 작업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현직에서 번역사전을 제작한다고 하면 여러 단계를 거쳐요. 우선, 자연어 처리 및 빅 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이 적용되고, 전문 번역사의 검수를 거친 후에 완성이 되거든요.
번역사전(Translation Dictionary, TD)은 어떻게 작동할까요?
번역사전을 세팅한 이후에는 시스템이 새로 번역을 할 문서와 이전에 작업한 문서를 비교하는 과정을 거치게 돼요. 그 둘을 비교해서 용어의 유사성을 분석하는 것이죠. 그 이후에는 번역사전에 등록된 것과 일치하거나 혹은 유사도가 높은 표현은 자동으로 이전에 번역했던 단어로 제안을 해서 통일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식이에요. 번역사 나름대로 시스템이 제시해준 번역문을 선택해서 적용하는 방법도 있고 문맥에 맞게 수정할 수도 있겠죠. 정리하자면, 번역문의 통일성을 유지함에 있어서 번역사가 들일 수고를 줄여주는 원리로 작동한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번역사전(Translation Dictionary, TD)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번역사전의 핵심 기능은 번역사가 그 동안 쌓아 놓은 데이터베이스, 저장되어 있는 용어 혹은 표현을 쉽게 재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에요. 이 과정을 대신해줌으로써 이전의 번역 문서와 중복되는 부분은 다시 번역할 필요가 없게 되죠. 자연스럽게 번역의 시간은 줄어들면서 일관성을 유지하게 돼요.
제가 앞선 내용에서부터 일관성, 통일성에 대해 강조를 한 바 있는데요. 이건 일관성과 통일성이 특히 중요한 문서나 분야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 지점에서 번역사전은 법률, 특허, 과학, 기술 등 지켜야 하는 문서 작성 규칙이 많고 특수한 전문 용어가 반복해서 사용되는 경우에 많은 도움이 되죠. 번역사전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어요. 번역에 들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통일성 있는 번역이 가능하다는 것이요.
오늘 레터를 통해서는 번역사전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지금 이 시대의 번역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유익하게 읽으셨길 바라며 오늘 레터를 마치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레터로 돌아오도록 할게요.
Editor l 이인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