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인간에 대한 인공지능의 도전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를 돌아보고, 앞으로 AI와 함께 할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봅니다. 혹시 아직 시리즈의 지난 컨텐츠를 보지 않으셨다면 먼저 확인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AI 이야기] 인간에게 도전한 인공지능 (1)딥 블루(Deep Blue)
[AI 이야기] 인간 VS 인공지능 (2)왓슨(Watson)
[AI 이야기] 인간 VS 인공지능 (3)딥러닝의 시대를 연 알렉스넷(AlexNet)
[AI 이야기] 인간 VS 인공지능 (4)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pepper)
[AI 이야기] 인간 VS 인공지능 (5)직관을 계산한 알파고(AlphsGo)
지난 2016년 알파고의 승리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반상 위의 우주’라 불릴 만큼 펼쳐질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무한에 가깝다고 알려진 바둑이란 게임의 특성 때문이었죠. 이전까지는 직관, 추론과 같은 고차원의 사고가 필요한 바둑 대결에서 기계가 인간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거든요.
또한 알파고의 등장 얼마전 까지만 해도 AI에 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인공지능의 겨울이라고 불린 실망감이 팽배했던 시기였죠. 당시에는 사람들이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재정적 투자가 끊기는 등 AI 연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선구적인 학자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은 오늘날의 눈부신 성과를 일궈냈습니다. 물론 연구자들이 높은 과학적 의무감을 갖고 연구해왔기 때문만은 아니었죠. 그렇다면 그 사이 무엇이 바뀌었기에 한때 암흑기에 빠진 듯 보였던 AI는 반전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요?
컴퓨팅 파워의 향상
AI를 학습시키는 인공 신경망은 사람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모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생물학적 구조를 모방해서 뉴런 입력으로서 연산 장치를 사용하고, 시냅스 연결 강도를 지시하는 가중치를 부여한다. 각각의 입력으로 부여되는 가중치를 조절해서 학습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즉 각각의 연결점들이 주변의 연결점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신경망이 받아들이는 신호를 이해하게 되는 겁니다.
이것은 ‘층이 깊어질수록 학습해야 할 가중치의 양이 증가해 연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전까지 일반적인 컴퓨터 프로세서는 한번에 하나씩 처리하는 정도의 수준이였죠. 즉 기존의 CPU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할 정도로 처리할 연산량이 매우 커지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GPU의 활용이 혁신적인 도약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바로 얼마 전 소개드렸던 알렉스넷(Alexnet)이 이 혁신의 출발점이었죠. ‘병렬컴퓨팅에 유리한 GPU를 사용하여 딥러닝에서 요구되는 엄청난 규모의 연산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알파고 역시 ‘짐작도 어려울 만큼 수없이 많은 연산량은 176개의 GPU로 이루어진 고성능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일반적인 CPU 시스템보다 30배 이상 연산속도가 빨랐기에 보다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연산이 가능해졌고 전력 소모도 크게 줄일 수 있던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었지요.’***
방대한 빅데이터의 확보
아무리 뛰어난 지능도 학습되지 않으면 천치와 다름없습니다. 하물며 인공지능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죠. 그리고 이런 인공지능의 학습에 필요한 교재가 되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 세계의 정보입니다. 인터넷의 등장 이후 수십 년간 축적된 검색 결과, 위키피디아, 웹 쿠키, 트레킹 자료 등 디지털화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인공지능을 더 똑똑하게 만듭니다.****
특히 딥러닝 기술이 등장하면서 AI의 성능을 높이는 핵심 자원으로 대규모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 주목받게 됩니다. 데이터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확도가 향상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죠.
나아가 최근에는 데이터의 양 뿐만 아니라 AI의 학습에 적합한 최적화된 데이터의 확보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각국 정부 및 주요 기관에서도 양질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죠. 우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뉴딜 사업 등 빅데이터 플랫폼 및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도 이에 해당합니다.
더구나 ‘매년 우리가 만들어 내는 데이터는 두 배로 증가하고 있고 10년 후에는 지구 인구의 20배가 넘는 1500억 개의 네트워크 센서가 존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AI가 더 많이, 더 빨리 학습해 더 고도화될 수 있게 만들겠죠. 이제 스스로 학습하기 시작한 AI는 세계를 이해하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능력이 빠른 속도로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알고리즘
한때 암흑기에 빠졌던 AI 연구에 새로운 돌파구를 연 알렉스넷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알렉스넷이 등장한 ‘ILSVRC(ImageNetLarge Scale Visual Recognition Challenge)는 주어진 대용량의 이미지 셋을 데이터로 이미지 인식해 알고리즘의 정확도, 속도 등의 성능을 평가하는 대회입니다. 2010년, 2011년까지는 얕은 구조(shallow architecture)를 가진 알고리즘이 우승하였으나, 약 26% 정도의 오류율을 보여 왔습니다. 오류율이 0.1%라도 낮아진다면 우승이라는 말이 있었을 만큼 얕은 구조 기반의 알고리즘으로는 오류율을 낮추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었죠. 그러나 2012년, 깊은 구조(deep architecture)로 제프리 힌튼 팀의 AlexNet이 약 26%였던 오류율을 16%로 낮추는 압도적인 정확도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딥 러닝은 부흥기를 맞게 됩니다.’******
이후 오늘날에 이르러 ‘대부분의 알고리즘은 글로벌 플랫폼(깃허브, 케글)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알고리즘과 코드 공유를 통해 추가 연구에 대한 편의성을 높여 생태계 내에 참여하고 있는 구성원들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AI 모델은 더 다양하게 연구되고, 실제 시장에 적용하며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컴퓨팅 파워, 방대한 빅데이터의 확보, 더 나은 알고리즘으로 인해 지금의 AI 시대가 올 수 있었습니다. 당분간은 이 세 가지 핵심 요소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AI 기술은 계속해서 진화하겠죠. 실제로 AI 통번역기,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AI 로봇, AI 안면인식, 딥페이크 등 예전에는 상상에 불과하던 새로운 AI 기반 서비스들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인간 with 인공지능' 시대로
AI는 오랜 시간 연구되며 컴퓨팅 파워, 빅데이터, 알고리즘의 발전에 힘입어 혁신적인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이제는 세상 곳곳에서 활용되며 어느덧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죠. 앞으로 미래에는 또 어떤 일이 AI를 통해 현실화될지 정확히 예상하기 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다만 한때 딥블루, 알파고의 등장은 인간의 필요성에 대한 의심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AI와의 대결 결과와 관계없이 여전히 인간은 체스와 바둑 경기를 계속하고 있죠. AI를 인간의 경쟁 상대가 아닌 인간 능력을 더 강화시켜 줄 수 있는 도구로써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후 체스는 물론 바둑에서도 더 높은 수준의 선수 훈련에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체스나 바둑 분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수 많은 기업과 연구원들이 다양한 AI 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고, 관련 산업 또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딥블루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체스 챔피언 카스파로프가 한 말을 다시 한번 인용하며 본 시리즈를 마무리합니다. “인공지능 기계를 두려워 말고, 그들과 협력하세요.(Don't fear intelligentmachines. Work with them.)” 이제는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 보다는 AI와 공존하는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해나가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References
[1] AI 활성화, 데이터·알고리즘·컴퓨팅파워에 달렸다 https://www.koit.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799
[2] The Three Breakthroughs That Have Finally Unleashed AI on the World https://www.wired.com/2014/10/future-of-artificial-intelligence/
[3] 인공지능(AI)은 어떻게 발달해왔는가, 인공지능의 역사 https://blogs.nvidia.co.kr/2016/03/13/history_of_ai/
[4] https://ko.wikipedia.org/wiki/인공지능#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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