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의 세번째 순서로 퍼센트론 이후 오늘날까지 인공지능의 발전사를 계속해서 살펴봅니다. 혹시 아직 시리즈의 지난 컨텐츠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먼저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AI 이야기] 인공지능의 결정적 순간들 1
[AI 이야기] 인공지능의 결정적 순간들 2
2000s, 딥러닝의 등장
1990년대 인공신경망 연구는 기울기 소실 문제* 등 한계에 부딪히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10년 이상 이어진 유난히 춥고 긴 두번째 인공지능의 겨울이었죠. 또 다시 세상의 관심과 투자는 사라져갔고, 수 많은 연구자들이 떠나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부흥기가 찾아왔습니다. 힘든 시기를 견디며 연구를 지속한 소수의 선구자들 덕분이었죠. 또한 인터넷의 확산으로 빅데이터가 생겨나고, 컴퓨터의 성능이 좋아지고, 기존의 알고리즘이 가진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재도약의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이윽고 2006년 제프린 힌튼이 ‘A fast learning algorithm for deep belief nets’**라는 논문을 발표합니다. 심층 신뢰 신경망(Deep Belief Network, DBN)***이라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통해 기존 신경망이 가진 난제를 해결해냈죠. 이를 계기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딥러닝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됩니다.
심층 신뢰 신경망은 입력층과 하나의 은닉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제한 볼츠만 머신(Restricted Boltzmann Machine, RBM)****을 빌딩 블럭(building block)과 같이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린 형태*****입니다. 사전 학습(Pretraining)을 통해 기울기 소실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 도중에 고의로 데이터를 누락시키는 방법(dropout)******을 사용하여 새로운 데이터를 잘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었죠. 이런 방법을 통해 기존 인공신경망의 한계를 뛰어넘어 딥러닝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딥러닝은 사실 인공신경망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겁니다. 당시 이미지가 너무 안좋아 인공신경망이란 단어가 들어간 논문은 제목만으로 거절당 할 정도였다고 전해지죠.******* 즉 부정적인 인식을 벗어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오늘날 딥러닝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2012, AlexNet의 ILSVRC 우승
2012년 AlexNet이 ILSVRC(ImageNet Large Scale Visual Recognition Challenge)********에서 우승을 차지합니다. ILSVRC는 이미지 인식 대회로 알고리즘의 정확도, 속도 등을 겨루는 대회였죠. 제프리 힌튼과 그의 제자들이 만든 AlexNet은 전년도 기록을 10% 이상 낮추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합니다.
AlexNet은 기존의 시스템과는 무척 달랐습니다. 인간의 뇌 구조를 본 딴 인공신경망 모델인 나선형 신경망(Convolution Neural Network, CNN)을 사용하여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을 구현했죠.********* AlexNet 이후로 깊은 구조(Deep Architecture) 기반의 딥 러닝 알고리즘이 주류를 이루게 됩니다.
참고로 AlexNet에 관해서는 이미 지난 포스팅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딥러닝의 전성기를 연 AlexNet의 혁신에 관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함께 참고해주세요.
[AI 이야기] 인간 VS 인공지능 (3)딥러닝의 시대를 연 알렉스넷(AlexNet)
2016, 알파고 바둑에서 인간 최고수에 승리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에서 이긴 알파고는 지금까지도 인공지능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당시 알파고가 우리에게 남긴 인상은 강렬하게 남아있죠. 실제로 알파고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알파고는 기존의 지도학습과 강화학습을 결합한 새로운 학습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단순히 기보만 보고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셀프 대국을 통해 예측의 정확성을 향상시켰죠. 또한 수많은 경우의 수가 펼쳐지는 바둑에 적합한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 기법을 활용해 최적의 수를 결정했습니다.**********
알파고의 승리는 앞으로도 인공지능 역사의 하이라이트로 기억될 결정적 순간이었습니다. 인공지능 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죠. 이전까지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 굳게 믿어왔던 직관과 추론마저 AI가 계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알파고에 관해서는 이미 지난 포스팅을 통해 살펴본 바 있습니다. 알파고의 알고리즘 및 학습방법 등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함께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AI 이야기] 인간 VS 인공지능 (5)직관을 계산한 알파고(AlphaGo)
마무리하며
인공지능은 인간 뇌의 신경망을 단순하게나마 구현해보려는 시도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즉 AI의 역사는 기계가 인간의 뇌를 닮아가기 위한 모험의 여정이었죠. 하지만 인간의 뇌는 흉내내기에 너무 복잡한 미지의 세계였고, AI는 수 많은 시행착오와 몇 차례의 결정적 순간들을 거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의 진화가 단지 바둑에서 인간을 이기는 데 그치지는 않을 듯 합니다. 실제로 이미 AI가 현실 속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활용되고 있죠. 날씨 예측, 언어 이해, 의료 연구 등은 물론 자동차에서부터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 인공지능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당장 전문가들조차 몇 년 후를 예측하기 힘들다 말할 정도니까요. 인간을 넘어설 AI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AI와 함께할 미래에 관한 엇갈린 시선들이 교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앞으로 인공지능은 인류가 새로운 지시영역을 개척하고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결국 인간이 시킨 일을 하는 것일 뿐, 상상력과 창의력을 갖춘 AI를 개발하려면 인간의 뇌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도 얘기했죠.*********** 그렇다면 일단 섣부른 예측은 접어두고, 앞으로 AI가 또 어떤 결정적 순간들을 맞이하며 진화하게될지 차분히 지켜보는게 어떨까요?
References
[1] https://ko.wikipedia.org/wiki/인공지능#역사
[2] 딥러닝 소개 및 주요 이슈 https://www.koreascience.or.kr/article/JAKO201525257248863.pdf
[3] https://en.wikipedia.org/wiki/AlexNet
[4] 21세기 인공지능의 대부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0382230#home
[5] https://ko.wikipedia.org/wiki/알파고
[6] 2012년 이미지넷에서 알파고까지… 딥 러닝의 모든 것 https://blogs.nvidia.co.kr/2016/03/21/all_of_deeplea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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